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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이야기

한때 소중했던 것들...

by 사람향기 2023. 4. 11.

꽃, 나무, 소중한 것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어렸을 땐 장난감이었던 것 같고, 학교를 다니면서는 친구들, 성인이 되어선 여자친구, 결혼을 하고 아기를 가지고 나니 아기와 가족들이 소중하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은 지금은 소중하지만 나중엔 소중해지지 않을 수 있고, 지금 소중하지 않은 것이 나중엔 소중해질 수 있다. 이 블로그는 꽃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꽃은 소중한 사람에게 주기도 하고 이별하거나 버림받았을 때도 꽃에 비유한다. 그런 꽃에 대한 글을 쓰기 전에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알아보자.

 

이 책에서 핵심적인 내용

이 책은 '언어의 온도'로 인해 익숙한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이다. 작가는 말을 아껴 글을 쓴다.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쓴다. 엿듣고 엿본 것을 기록하기 좋아한다. 책과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음미한다. 타인의 세계를 존중할수록 내 세계도 깊어진다고 믿기에...

이 책에선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한 때 소중했던 것들'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추스르다', '건네주다', '떠나보내다'가 바로 그것이다. 1부 '추스르다'에서는 세월 앞에서 우린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꽤 짙고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2부 '건네주다'에서는 우리는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하고만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특히 사랑은 내 시간을 상대방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3부 '떠나보내다'에서는 소중한 사람이나 존재는 우리 곁을 떠날 때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한 무언가를 내게 남겨둔 채 떠나거나 내게서 소중한 무언가를 떼어내 가져간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

이 책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되돌아보고 떠올리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작가의 글들을 읽으면서 문득 소환되는 기억의 저편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던 시간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따뜻한 끈과 같은 마음들과 기억들을 그려보면서, 때로는 아련하기도 하고 때로는 흐릿한 파편 같은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첫째, 우리 안에 머물다가 자취를 감추는 것들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세월 속으로 멀어지면서 무언가를 휙 던져주고 떠나간다. 그러면 마음에 혹 하나가 돋아난다. 세월이라는 칼날로도 잘라낼 수 없는 견고한 상처의 덩어리가 솟아난다. 둘째, 살아간다는 것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자기만의 빛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일인지 모르겠다. 빛을 발견하려면 빛만 응시해선 안된다. 때론 어둠 속을 걸으면서 손끝으로 어둠을 매만져야 한다. 셋째, 때로는 답이 없음을 깨닫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임을 또한 삶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말하게 된다. 꽤 많은 문장들을 만났고, 꽤 많은 글귀들을 하나씩 주워 담으면서 여러 번 되뇌었던 것 같다. 지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지난날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 것들이다.

 

마무리를 하며...

나의 세월의 흐름과 시간의 흐름을 잠시 떠올려보게 했던 책이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과 어머님이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글에 고스란히 묻어 나와서 따뜻함으로 채워졌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짧은 글들을 통해 딱딱하게 굳어가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겠다.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책은 감상을 쓰기 어렵다. 같은 일을 겪더라도 각자 감상이 다르다. 그의 감상은 내 감상이 아니며, 그의 경험은 내 경험이 아니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추억하면서 타인의 세계와 내 세계를 존중하리라 다짐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소중했던 것이며, 소중한 것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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